AI가 지켜주는 노인, 보이스피싱 방지 혁명

최근 노인을 겨냥한 보이스피싱이 증가함에 따라, 국내외에서 이를 방지하기 위한 인공지능(AI) 기술의 도입이 늘고 있다. 영국의 이동 통신사 O2는 전화 사기 방지를 위한 AI 모델 '데이지(Daisy)'를 최근 공개했다. 이 모델은 할머니의 목소리를 모방하도록 설계되었으며, 사기꾼들이 전화했을 때 AI가 전화를 받아 사기꾼들과의 대화를 이어가도록 한다. 대화 중 AI는 여러 모델을 활용하여 일상적인 주제를 나누며 사기꾼과 사람을 구별하기 어렵게 만드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기꾼이 시간을 낭비하게 하여 피해를 줄이려는 목적이다.

O2의 '데이지'는 몇 주간의 시범 운영을 통해 효과를 입증하였으며, 사기꾼들이 자주 사용하는 번호에 가짜 계좌와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테스트가 진행되었다. 이 실험에서 대화는 최대 40분까지 이어지기도 했으며, 이 아이디어는 유명 유튜버이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짐 브라우닝에 의해 구상되었다. 그러나 현재 일반 사용자는 이 서비스를 직접 이용할 수 없는 상태이다. O2는 또한 전화로 개인정보나 비밀번호를 요구받을 경우 주의를 기울이라고 권고하며, 의심스러울 경우 즉시 전화를 끊고 경찰이나 주변에 알릴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AI를 활용한 보이스피싱 예방 서비스가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스팸 차단 앱 '후후'의 운영사 브이피는 KT와 공동으로 '보이스피싱 탐지 AI 에이전트'를 개발하였다. 이 서비스는 후후 앱 설치 사용자가 통화를 할 때 AI가 실시간으로 통화 내용을 분석하여 보이스피싱을 의심하는 경우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기능을 제공한다. 현재 이 서비스는 베타 테스트 중이며, 연내 후후 앱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을 예정이다.

AI 기술 도입이 보이스피싱 범죄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FBI에 따르면 60세 이상의 피해자는 지난해 보이스피싱으로 인해 총 34억 달러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고, 이는 전년 대비 증가한 수치이다. 또한, 한국에서 노인을 대상으로 한 금융 피해도 증가 추세에 있으며, 금융감독원의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보이스피싱 피해액 중 60대 이상의 비중이 36.4%에 이르렀다.

그러나 AI 기술의 발전이 오히려 피해를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특정 인물의 목소리를 학습하여 가짜 음성을 생성하는 '딥보이스' 기술은 사기범들이 자녀의 목소리를 복제해 부모에게 전화하는 등의 범죄에 사용되고 있다. 이와 같은 기술의 발전은 보이스피싱 범죄의 수법을 더욱 교묘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테크크런치는 이러한 생성형 AI의 발전이 새로운 범죄의 형태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으며, 피해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결론적으로, 보이스피싱 방지를 위한 AI 기술의 도입은 긍정적인 발전으로 볼 수 있지만, 동시에 이러한 기술을 악용하는 사기 수법이 증가할 수 있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기술적 대처와 함께 사회적 경각심이 필요하며, 개인들은 더욱 신중하게 행동해야 할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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